쓸 게 없다고 생각했던 이유
블로그를 시작하라는 조언을 들을 때마다 "저는 딱히 쓸 게 없는데요"라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. 25년 동안 회사에서 한 일은 문서 정리, 보고서 작성, 회의록 취합, 협력업체 조율 같은 것들이었고, 이런 건 콘텐츠라기보다 그냥 업무처럼 느껴졌습니다. 그런데 실제로 막혔던 지점은 경험이 없어서가 아니라, 경험을 어떤 단위로 쪼개야 콘텐츠가 되는지를 몰랐던 것이었습니다.
보고서를 쓸 때는 항상 "이 자료가 누구의 어떤 질문에 답하는가"부터 정했습니다. 그 기준 없이 자료를 나열하면 아무리 많은 정보를 넣어도 읽는 사람이 뭘 얻어야 할지 모르는 문서가 됐습니다. 콘텐츠 소재를 찾는 것도 같은 문제였습니다. "내가 뭘 했다"를 나열하는 대신, "내가 겪은 문제와 그걸 풀었던 방법"을 단위로 삼아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.

경험을 소재로 바꾸는 세 단계
경험을 콘텐츠 소재로 정리할 때는 순서가 있습니다.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결국 이력서 요약처럼 밋밋한 글이 됩니다.
- 문제 상황을 먼저 적는다: "무엇을 했다"가 아니라 "어떤 상황에서 무엇이 막혔는가"를 먼저 씁니다. 예를 들어 "보고서를 잘 썼다"가 아니라 "숫자만 나열된 보고서를 상사가 세 번이나 반려했던 상황"이 소재의 시작입니다.
- 그 상황에서 실제로 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적는다: 이 단계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행동을 뭉뚱그려 적는 것입니다. "소통을 개선했다"가 아니라 "반려된 보고서마다 상사가 지적한 문장을 따로 모아 표로 정리하고, 다음 보고서를 쓰기 전에 그 표를 먼저 확인했다"처럼 구체적인 절차로 적어야 합니다.
- 그 행동이 만든 결과와, 지금 독자에게 적용 가능한 부분을 나눈다: 회사에서만 통했던 결과와, 지금 온라인 수익화 준비에도 그대로 쓸 수 있는 부분을 구분합니다. 예를 들어 "지적받은 문장을 표로 모아 확인하는 습관"은 이 사이트의 글을 쓸 때도 그대로 쓰고 있는 방법입니다.
실제로 정리해본 예시
이 방법을 직접 적용해본 결과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.
| 단계 | 내용 | 지금 콘텐츠에 적용한 형태 |
|---|---|---|
| 문제 상황 | 숫자만 나열된 보고서가 세 번 반려됨 | 과장 광고 속 근거 없는 숫자를 의심하는 습관으로 연결 |
| 실제 행동 | 지적받은 문장을 표로 모아 다음 보고서 전 확인 | 글을 쓰기 전 반복 문구·클리셰를 표로 점검하는 방식으로 재사용 |
| 적용 가능한 결과 | 반려 횟수가 줄고 검토 시간이 짧아짐 | 독자에게 "확인 순서를 미리 만들어두라"는 조언으로 전환 |
이렇게 정리하고 나니, 경험이 없다고 느꼈던 25년이 사실은 소재가 없었던 게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.
소재를 찾을 때 자주 하는 실수
경험을 정리하다 보면 두 가지 실수를 반복하기 쉽습니다. 하나는 성과만 적는 것입니다. "인사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"처럼 결과만 적으면 독자가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. 다른 하나는 회사 고유의 상황을 그대로 옮기는 것입니다. 특정 시스템 이름이나 부서 절차처럼 그 회사에서만 통하는 내용은 독자에게 적용할 방법이 없어 소재로서 가치가 낮습니다.
이 두 가지를 피하려면, 문제 상황을 적을 때마다 "이 문제는 회사 밖에서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가"를 스스로 물어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. 답이 "그렇다"일 때만 소재로 남기고, "아니다"일 때는 그 상황에서 배운 원칙만 뽑아 남깁니다.
소재 정리표 만들기
머릿속으로만 정리하면 며칠 지나 잊어버리기 쉽습니다. 아래처럼 항목을 나눠 표로 남겨두면 나중에 글감이 부족할 때 다시 꺼내 쓸 수 있습니다.
| 항목 | 적어야 할 내용 | 주의할 점 |
|---|---|---|
| 문제 상황 | 구체적 장면과 겪었던 어려움 | 결과가 아니라 상황부터 적기 |
| 실제 행동 | 순서가 드러나는 절차형 서술 | 뭉뚱그린 표현 대신 단계별로 쪼개기 |
| 적용 가능 여부 | 회사 밖에서도 통하는 원칙인지 판단 | 회사 고유 상황이면 원칙만 남기고 상황은 뺴기 |
오늘 할 일
지금 메모장을 열어 최근 몇 년간 회사에서 겪었던 문제 상황 하나만 떠올려 적어보시기 바랍니다. 결과가 아니라 "무엇이 막혔었는지"부터 적는 게 시작입니다. 이 소재를 채널별로 어떻게 나눠 쓸지는 블로그와 전자책과 스마트스토어 중 먼저 선택할 기준에서, AI로 초안을 만들기 전 이 메모를 활용하는 방법은 AI로 글 초안을 만들기 전 내 경험 메모를 준비하는 방법에서, 전자책 주제로 확장하는 방법은 사무직 25년 경험을 전자책 주제로 바꾸기 전 정리할 항목에서 이어서 다뤘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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